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소중한 곤충은 어떤 곤충일까? 꿀벌이다. 식물의 열매를 맺게 해주는 수분 곤충 꿀벌에 관해 사회성 곤충 꿀벌, 꿀벌 군집 붕괴 현상, 꿀벌의 역할, 꿀벌이 없는 지구의 심각한 미래 등 다양한 방면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사회성 곤충 꿀벌
한국에는 양봉꿀벌과 재래꿀벌 두 종류가 살고 있다. 두 종류 모두 사육하고 있지만 85%가 양봉꿀벌이다. 양봉꿀벌은 조선 고종 황제 때 처음으로 들여왔다. 독일인 선교사에 의해서 이탈리아 종을 들여온 것이 양봉꿀벌의 시작이다. 한국의 또 다른 꿀벌은 토종벌이라 불리는 재래꿀벌이다. 2000년 전 고구려 태조 때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들여와서 기르고 있다. 서양에서 들여온 양봉꿀벌이나 동양에서 들여온 재래꿀벌 모두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함께 모여서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회성 곤충이라 부른다. 꿀벌은 여왕벌, 수벌, 일벌의 세 가지 계급으로 되어 있다. 여왕벌은 몸길이가 15~20mm 정도이며 복부가 매우 긴 벌로 알을 낳는 역할을 한다. 보통 3~5년 정도를 살면서 하루에 2000~3000개의 알을 낳는다. 수벌은 15~17mm로 여왕벌과 짝짓기 하는 일만 하는 벌이다. 벌통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건 일벌이다. 일벌은 들판을 오가며 부지런히 꽃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일꾼이다. 처음 태어난 일벌은 몸통과 더듬이를 깨끗하게 단장하고 벌집 방을 청소하며 유충을 기르는 일을 한다. 그 후에는 본격적으로 꽃꿀과 꽃가루를 수집하고 저장한다. 여왕벌, 수벌, 일벌 모두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꿀벌 사회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꿀벌 군집 붕괴 현상
꿀벌을 사육하는 양봉은 인간에게 벌꿀, 프로폴리스, 로열 젤리, 밀랍 등 유용한 물질을 얻게 한다. 그러나 꿀벌이 하는 더 중요한 역할이 있다. 그것은 식물의 꽃가루를 옮겨 주어 식물이 열매를 맺도록 돕는 것이다.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에 옮겨지는 걸 꽃가루받이(수분)라고 한다. 꿀벌은 식물의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고마운 역할을 한다. 꿀벌에 의해 자연스럽게 꽃가루가 옮겨지면 식물은 열매가 맺히게 된다. 그런데 최근 수분 곤충 꿀벌이 갑자기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다. 꿀과 꽃가루를 모으고 애벌레를 키우는 소중한 일꾼 일벌이 사라지자 꿀벌 집단은 무너지고 말았다. 여왕벌과 아기 꿀벌이 굶어 죽고 결국 꿀벌 군집 전체가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다. 꿀벌 실종 사건을 꿀벌 군집 붕괴 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고 부른다. 실종된 꿀벌은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꿀을 모으러 나간 일벌이 벌통에 돌아오지 못하고 죽어 버리고 만 것이다. 과학자들이 여러 원인을 조사했지만 아직도 뚜렷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꿀벌의 실종된 원인은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면역 체계가 약화되어 쉽게 질병에 걸려 죽게 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이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생물은 활용함으로써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린 게 문제 발생의 요인이다.
꿀벌의 역할
꿀벌 실종의 가장 큰 문제는 식물의 수분이다. 꽃가루가 옮겨지지 못하자 과일, 채소 같은 열매도 맺지 못하게 되었다. 꿀벌은 수분 곤충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아주 소중한 생물이다. 전 세계에서 기르는 작물의 75% 이상은 곤충이 꽃가루를 옮겨 주어야 하며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는 식물을 충매화라고 부른다. 그런데 충매화의 80%를 꿀벌 혼자서 한다. 결국 꿀벌이 사라지면 충매화들은 더 이상 살 수 없다. 열매를 맺지 못하고 번식에 문제가 생겨 죽게 된다.
꿀벌 없는 지구의 심각한 미래
꿀벌에 문제가 발생하자 꿀벌을 대신할 대체 곤충을 연구하고 있다. 뒤영벌, 호박벌 같은 벌과 꽃등에처럼 꽃가루를 옮겨 줄 곤충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 곤충들이 꿀벌만큼 역할을 할 수는 없다. 꿀벌처럼 꽃가루를 옮겨 주는 화분 매개충은 오래전부터 식물의 꽃과 공진화(여러 개의 종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일)를 해 왔다. 충매화는 꿀벌에게 먹이가 되는 꽃가루나 꿀을 풍부하게 제공해 주었다. 꿀벌은 꿀을 얻는 대가로 꽃가루를 옮겨 주는 수분 활동을 도와 결실에 도움을 주었다. 꿀벌과 식물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공존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꿀벌이 먼저 공존 관계를 깨뜨렸다. 꿀벌이 줄어들면서 수분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식물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열매를 맺지 못해 멸종하면 식물을 먹고사는 초식동물도 위험해진다. 초식동물이 줄면 당연히 육식동물까지도 평온하게 살아갈 수 없다. 꿀벌이 멸종하면 이렇게 많은 다른 생물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생물이 없는 지구에서는 인간도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꿀벌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소중한 수분 곤충 꿀벌을 아끼고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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