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동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을 모방하여 여러 가지 방어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한 동식물, 갑옷으로 무장한 동물, 화학 무기를 사용하는 동식물들을 자기 방어 기술을 살펴보자.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한 동식물
선인장은 온몸이 기시투성이다. 선인장 가시는 단단하기도 하고 그 끝이 날카로워 어떤 동물도 접근하기 어렵다. 선인장의 가시는 선인장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르다. 인간이 만든 철조망은 기둥선인장의 가시 모습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다. 줄기와 가지에 가시를 가진 대표적인 식물로는 장미, 유자나무, 탱자나무 등이 있으며, 잎에 바늘을 가진 식물에는 호랑가시나무가 있다. 이러한 식물의 가시는 다른 동물이 줄기나 잎을 먹기 못하도록 방어하는 것이다. 식물의 가시는 잘 부러지지 않도록 가지에 붙은 아래쪽은 넓고, 끝으로 가면서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있다. 신비로운 것은 이들 식물이 어떤 방법으로 이처럼 강하고 날카로운 바늘은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바다의 성계도 온몸이 긴 가시로 덮여 있다. 가시를 가진 유명한 동물로는 고슴도치, 호저, 바늘두더지 등이 있다. 고슴도치의 모피에는 약 16,000개의 바늘이 뒤덮고 있다. 이러한 동물의 가시는 다른 동물의 몸에 박히면 중간에서 쉽게 부러지는데, 떨어져 나간 부분은 다시 자라 나온다. 호랑이, 표범 같은 고양이과의 동물과 매와 같은 맹금류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다. 이 발톱은 사냥물을 확실하게 움켜쥐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단단히 붙잡기도 한다. 그들의 발톱 모양을 흉내 내어 만든 것으로 물건을 걸어 올리는 여러 가지 갈고리가 있다. 낚시 바늘도 그런 갈고리 모양의 하나이다. 벌과 같은 곤충은 날카로운 침만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침 속에 독액까지 가지고 있다. 벌의 침에 혼난 동물은 다시는 벌에게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갑옷으로 무장한 동물
갑옷입은 동물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물은 거북이다. 거북은 단단한 갑옷 속에 몸을 감추고 있다. 갑옷 입은 동물 중에는 남아메리카에 사는 아르마딜로가 있다. 이런 동물의 갑옷은 모두 피부가 변하여 단단하게 되어있다. 거북의 갑옷은 전체가 하나로 되어 있고, 아르마디로의 갑옷은 주름 모양의 갑옷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다. 거북처럼 갑옷이 한 덩어리이면 몸을 움직이기 불편하고, 주름처럼 여러 겹으로 되어 있으면 몸을 움직이기 편리하다.
물고기의 피부는 비늘로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늘이 하는 역할 또한 갑옷처럼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과거에 로마의 갑옷을 보면, 천산갑이나 아르마딜로의 갑옷과 물고기의 비늘 갑옷이 있다. 전투복이나 장수복장의 팔목, 팔꿈치, 어깨, 무릎, 허리와 같은 관절 부분은 구부릴 수 있도록 주름을 여러 겹으로 만들었다. 주름이 있거나, 물고기 비늘처럼 조각조각 철편을 붙인 갑옷은 적의 화살이나 창칼의 공격을 막아주기도 하지만,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
갑옷은 곤충에서도 볼 수 있다. 쥐며느리라는 곤충은 건드리면 구슬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아 죽은 듯 가만히 하고 있다. 쥐며느리가 순식간에 몸을 구슬처럼 만들 수 있는 것은 등딱지가 주름 갑옷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한 동물로 게를 빼놓을 수 없다. 게의 등딱지에는 날카로운 창까지 삐죽삐죽 나와 있다. 또한 게가 가진 커다란 집게발은 힘도 강력하거니와 어쩌다 떨어져 나가거나하면 재생하는 놀라운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동식물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동물이라고 하면 스컹크가 떠오른다.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스컹크는 항문 한쪽에 악취가 나는 노란색 액체를 늘 담고 있다가 적이 접근하면 돌아서서 냄새를 뿜어버리고 도망간다. 스컹크의 냄새는 며칠이 지나도 남아 있을 정도이다. 전쟁터에서 적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연막탄을 터뜨린다. 짙은 연기가 앞을 가려주면 적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게 접근하거나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 중에도 연막전술을 쓰는 것이 있다. 가장 유명한 동물이 오지어, 낙지, 문어 등이다. 이들은 먹물을 만들어 주머니에 담아두고 있다가, 적이 가까이 와 위험하다고 느끼면 즉시 연막탄을 뿜어버리고 숨는다. 어떤 종류의 먹물에는 마취제까지 포함되어 있어, 먹물을 뒤집어쓴 적은 정신을 잃거나 냄새 감각이 한동안 마비되기도 한다. 오징어 종류는 이런 화학 무기뿐 아니라, 이동할 때 로켓처럼 물을 뒤로 앞으로 나아가는 '로켓 과학자'이다. 또 이들은 먹이를 붙잡는 빨판을 여러 개의 긴 다리에 붙이고 다닌다. 그들은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몸 색을 쉽게 바꾸는 변장의 명수이기도 하다. 어떤 종류는 마치 개똥벌레처럼 몸에서 빛을 내는 것도 있다. 이런 경우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고, 발광박테리아가 오징어 피부에 공생하고 있다. 이들의 공생 관계도 연구해보아야 할 대상이다.
식물 중에 벌레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피레트럼이라는 유독물질을 가지고 있다. 이 독소는 고등동물에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 제국충은 벌레를 제거하는 국화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옛사람들은 이 식물을 갈아서 살충제로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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