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만 3천여 종이나 되는 곤충의 이름을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 우리가 친구들의 별명을 지을 때 별난 버릇이나 생김새를 보고 별명을 짓는다. 곤충들도 별난 이름을 가진 곤충이 있고, 사투리, 특징을 보고 식물이나 도시이름을 붙여서 지어진 곤충들이 있다.
사투리
곤충의 이름에는 표준말과 사투리가 있다. 사투리가 많은 곤충으로는 사마귀가 으뜸이다. 손으로 잡으면 오줌을 싼다고 해서 오줌싸개라고도 부르고, 성질이 사나워 호랑이, 즉 범처럼 무섭다고 해서 버마재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사마귀 뱃속에서 기생하는 벌레 때문에 연가시라고도 한다. 똑같은 곤충을 지역에 따라 다는 이름으로 불러서 표준말을 쓰지 않으면 어떤 곤충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흔히 냄새를 피우는 곤충을 방구벌레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투리이다. 어떤 지방에서는 방구벌레가 노린재인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폭탄먼지벌레를 방구벌레라고도 부른다.
특징
이제 곤충이름의 특징을 알아보자. 가장 짧은 이름은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도 편하다. 집에 사는 벌레 좀이라는 곤충은 이름이 한 글자이다. 반대로 아주 긴 이름으로 유명한 곤충도 있다. 나비 중에서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라는 이름은 무 려 열세 글자나 된다. 곤충의 이름은 생김새를 보고 지은 이름이 가장 많다. 털보바구미라는 곤충은 몸에 털이 많다. 특히 뒷다리에 긴 털이 많아서 털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뒷다리가 굵어서 알통이 박힌 것처럼 보이는 곤충은 알통다리하늘소이다. 힘세고 강한 느낌을 주는 왕사마귀, 장수하늘소, 얼룩대장노린재, 물장군등이 있다. 몸에 특이한 무늬가 있는 곤충은 이름을 알면 기억하기 쉽다. 돈무늬팔랑나비의 날개에는 동그란 무늬가 점점이 박혀 있는데, 옛날 동전인 엽전을 닮았다. 그리고 바둑돌부전나비의 날개에는 흰 바탕에 까만 점이 찍혀 있는데, 바둑판에 까만 바둑알을 깔아 놓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의 태극무늬가 있는 곤충도 있다. 태극나방의 날개 양쪽을 보면 아주 선명한 태극무늬가 있다. 이처럼 이름을 잘 들어 보면 곤충의 특징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비슷한 모습을 한 새나 동물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거위벌레는 목이 길어서 거위처럼 생겼다. 또 공작나비는 날개에 화려한 공작 깃털의 눈알무늬가 있고, 까마귀나방은 이름처럼 아무 무늬도 없이 까맣다. 제비나비는 커다랗고 까만 날개로 날아다니는 폼이 제비처럼 보인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곤충의 하나인 사슴벌레와 사슴풍뎅이는 머리에 있는 뿔 모양이 사슴뿔처럼 튀어나와 이런 이름이 붙었다. 또 다른 동물을 잡아먹고 살아가는 매를 닮은 곤충도 있다. 이름도 파리매이다. 원래는 파리의 한 종류이지만 육식 습성이 발달하여 다른 파르를 매처럼 사냥하는 곤충이다.
식물, 도시이름
식물이름이 붙은 곤충도 있다. 국화하늘소, 느티나무벼룩바구미, 도토리거위벌레, 벚나무모시나방, 벼메뚜기, 뽕나무하늘소, 소나무비단벌레, 쑥잎벌레, 오리나무잎벌레, 콩풍뎅이 등등, 모두 이름이 붙은 식물에 잘 모이거나 그것을 먹이로 살아가는 곤충들이다. 산 이름이나 지역 이름을 붙인 곤충도 있다. 소요산매미, 운문산반딧불이는 그 곤충이 소요산과 운문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그곳 산 이름이 붙었다. 도시 이름이 붙은 서울병대벌레와 부산풍뎅이 같은 곤충도 있다. 독도장님노린재와 울도하늘소처럼 섬 이름이 붙은 곤충도 있다. 울도는 울릉도의 줄임말이다. 동서남북 어느 한쪽에 주로 많이 살아서 극남노랑나비, 남방차주머니나방, 북쪽비단노린재 같은 이름이 붙은 곤충도 있다. 일본왕개비, 중국얼룩날개모기, 미국흰불나방, 대만흰나비의 경우는 그 나라에서 이 곤충들이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다. 곤충이 너무 많다 보니 비슷한 곤충끼리는 이름도 비슷하게 짓는 경우도 있다. 쌕쌔기와 비슷한 어린쌕쌔기, 사마귀와 비슷한 사마귀붙이, 부처나비와 비슷한 부처사촌나비에서처섬 '어리' 나 '붙이', '사촌'이라는 말이 붙으면 비슷하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개미와 비슷한 곤충으로 개미붙이와 개미사돈이라는 곤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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