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산과 들, 강과 바닷가에도 곤충들이 많이 살고 있다. 제가 어렸을 때 만났던 다정한 곤충 친구들 소개합니다.
산과 들
산으로 오르면 참나무 숲이 있다. 굵은 참나무에는 곤충들이 좋아하는 나무 진이 흘러서 곤충 친구를 만나기 좋다. 사슴벌레나 하늘소를 발견하면 기쁘지만 근처에 붕붕거리는 말벌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청개구리가 나무 수액에 모이는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어디선가 크고 시커먼 나비가 지나가기도 하고, 반짝거리는 녹색 나비가 춤기기도 한다. 땀 냄새가 많이 나면 작은 파리와 모기도 달려든다. 그럴 때 시원한 계곡가로 가서 손발을 씻으며 곤충을 찾아본다. 물 위를 헤엄치며 노는 소금쟁이, 돌 속에 숨어있는 작은 하루살이 애벌레들, 커다란 잠자리 애벌레들이 많이 있다. 산에서 썩은 나무 사이로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은 딱따구리 같은 새들이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들어간 자리이다. 나무껍질 아래에 숨어 있는 거저리, 먼지벌레, 반날개 벌레와 노린재나 흰개미도 볼 수 있다. 썩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 아래에는 버섯을 먹는 버섯벌레와 풍뎅이붙이, 버섯파리 같은 곤충이 많다. 낙엽이 떨어진 곳에서 낙엽을 먹는 곤충들, 톡토기와 좀 같은 벌레들이 살고 있다. 땅속에는 풍뎅이 애벌레인 굼벵이가 풀뿌리를 갉아먹거나, 나무뿌리 근처에서 매미 애벌레가 뿌리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는다. 땅속에서 굴을 파고 미로처럼 생긴 굴에서 사는 땅강아지도 있다.
강가
물이 없으면 생명이 살 수 없듯이 곤충들도 물을 찾아 강가에 모여든다. 강원도 동강에 가면 강변길앞잡이를 볼 수 있다. 강변에 잘 나오기 때문에 이름이 강변길앞잡이가 되었다. 강변길 앞잡이는 무늬가 모래 색깔과 비슷해서 움직일 때만 잠깐 보이고 가만히 있으면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강변길앞잡이는 모래밭을 오가며 지나가는 작은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 또 강변메뚜기도 있다. 역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치 모래나 자갈처럼 보인다. 강변먼지벌레와 강변거저리라는 곤충도 있다. 낮에는 돌 밑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가 주로 밤이 되면 기어 나와서 먹이를 찾아다닌다. 강가 진흙땅은 영양분이 되는 유기물이 많아 곤충들의 좋은 먹이 터가 된다.
바닷가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닷가에는 어떤 친구들이 있을까요? 바닷가에 사는 곤충 이름에는 '바다, 갯, 해변' 같은 말이 붙은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갯강구는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벌레이다. 동작이 빠르고 바닷물에서 헤엄도 잘한다. '갯강구'라는 말은 바다에 사는 바퀴벌레라는 뜻이 있는데, 강구가 바퀴벌레의 사투리이다. 갯강구는 해변에 버려진 여러 가지 물질을 먹어치우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바닷가 고운 모래사장에는 참길앞잡이, 꼬마길앞잡이 같은 곤충이 날아다닌다. 바닷가에 버려진 조개나 생선등 동물성 먹이를 좋아하는 큰 집게벌레와 민집게벌레, 미역 줄기나 해초 밑에 숨어 있는 해변반날개, 해변해초꼬마거저리, 해변방아벌레등도 있다. 모래사장 위 작은 식물이 자라는 곳은 곤충이 살기 좋다. 가장 흔한 곤충인 모래거저리는 주로 모래 속의 곰팡이를 먹고 산다. 또 아주 크기가 작은 모래풍뎅이가 있는데, 가는 체로 모래를 쳐야 그 속에 숨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해변메뚜기는 바닷가 모래밭에서만 나타나는데, 하얀색 얼룩무늬 모래와 잘 어울린다. 모래방울벌레도 크기가 작고 색깔도 모래와 비슷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갯벌과 염전에는 길앞잡이 종류가 많다. 길앞잡이 애벌레는 축축한 염전의 진흙 바닥에 구멍을 뚫고 산다. 소금기가 많은 염습지에는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데 염습지에도 잘 자라는 붉은 해홍나물이나 퉁퉁마디 틈 사이에 발톱메뚜기가 산다. 바닷가나 방파제 근처에는 바다방울벌레를 볼 수 있다. 바다방울벌레는 한여름에나 나타나는데, 밤중에 방파제 돌 틈에서 기어 나와 주위를 돌아다닌다. 생김새나 습성이 꼽등이와 비슷하고 이름은 방울벌레지만 날개가 없어서 전혀 울지 못한다. 주로 버려진 생선이나 죽은 게살을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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