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면 여름이 왔다는 뜻이다. 어딜 가나 곤충이 많이 보이고 곤충들에는 그야말로 전성기에 해당한다. 나무들도 무성하게 자라 숲은 온통 녹색으로 짙푸르게 변한다. 여름은 곤충의 성장과 번식을 하는 계절이고, 소나기를 피하며 휴식을 하기도 하고, 우리가 싫어하는 해충들도 많아진다.
성장과 번식
여름의 한낮은 매우 덮고 곤충을 보러 가기 힘들다. 낮이라면 숲 속 그늘을 찾아야 하고, 저녁 무렵이나 차라리 밤에 곤충을 살펴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매미 껍질이 많이 붙어 있는 나무를 봐 두었다가 저녁에 가 보면 굼벵이가 땅속에서부터 기어 나와 나무를 타고 올라 허물을 벗고 매미로 변하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등껍질이 세로로 쩍 갈라지며 하얀색 매미가 나와 날개를 펴고 몸을 말리는 장면은 언제 보다도 신기하다. 곤충들에게 있어 여름은 왕성한 성장과 번식이 계절이라 할 수 있다. 풀줄기를 살펴보면 여기저기 메뚜기와 사마귀의 빈 껍질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작은 애벌레가 더 커져 어른벌레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숲 속에 갔을 때 이상한 술 냄새가 나는 나무가 있으면 유심히 살펴본다. 바로 그런 나무에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 하늘소가 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술 냄새는 나무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진액을 효모균이 발효하면서 나는 진한 냄새이다. 이 냄새를 맡고 수액을 핥으려는 곤충이 모여든다. 어디에서 냄새가 나는지 잘 모를 때에는 나무 근처에서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말벌이나 꽃등에, 나비가 얼쩡거리는 곳을 놓치지 말고 잘 따라가 본다. 사람보다 정확하게 그 장소를 찾아준다.
소나기
여름에는 곧잘 예고도 없이 소나기가 내리기도 한다. 장마전선이 이동하면서 한동안 비를 뿌리기도 한다. 사람도 큰비가 내릴 것을 대비하지만 작디작은 곤충에게 빗방울은 그야말로 폭탄과 같은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비 오는 날 곤충은 대부분 어딘가에 숨어 휴식을 취한다. 주로 나뭇잎 뒷면이나 지붕 밑에 많이 숨어 있다. 처마 밑에 있는 벌집이 비에 젖으면 일벌들은 바빠진다. 축축하게 젖은 벌집에서는 입으로 물기를 빨아들여 방울방울 밖으로 물을 뱉어낸다. 일벌은 너무 더울 때도 바쁘다. 어린 애벌레를 위해 벌집 안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날갯짓을 일으켜 시원한 선풍기 역할을 해 준다.
해충
곤충이 가장 살기 좋은 여름에는 해충도 많아진다. 특히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와 쓰레기에 모이는 파리가 많아진다.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해충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말라리아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은 나라였지만, 기후 변화로 모기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이런 질병도 조심해야만 하는 나라가 되었다. 밤에도 온도가 섭씨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찾아오면 사람들을 더위를 타서 잠도 못 자고 입맛을 잃기도 한다. 이 정도가 되면 곤충들도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간다. 특히 좀잠자리 들은 물가에서 태어나 서늘한 숲 속 그늘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산꼭대기로 이동하여 더위를 피한다. 또한 무당벌레와 표범나비 종류는 그늘 속에 숨어 여름잠을 자기도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