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장 훌륭한 건축 자재를 자연에서 얻고 있다. 자연의 재료로 단단하고 깨지지 않고, 강하면서 탄성을 가지며, 열을 잘 보존하는 집을 만든 자연의 건축가가 있다. 꿀벌의 육각형 건축술, 제비의 흙벽돌 제조기술, 흰개미의 개미탑 등 그들의 건축 기술 알아보려고 한다.
꿀벌의 육각형 건축술
꿀벌이 지은 집은 모두 육각형 건축물이다. 꿀벌은 육각형 집에 꿀을 저장하기도 하지만, 알을 키우는 육아실로도 사용한다. 꿀벌은 왜 사각형이나 원통형의 집을 짓지 않았을까? 벌집의 정육각형 아파트 구조는 최소의 건축 자재를 써서 최대의 공간을 얻는 경제적인 건축 방법이다. 또 육각형의 한 면은 공동 벽이 될 수 있고, 육각형 기둥은 역학적으로 아주 튼튼하다. 꿀벌집의 벽 두께는 0.073mm인데, 그 오차는 2%에 불과하다. 육각형의 직경은 5.5mm로서 그 역시 오차 5%이다. 또 모든 꿀벌 집은 수평면에 대해서 13도 각도로 기울게 지어져 있다.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이토록 정확하게 측량을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꿀벌의 건축 자재는 무엇일까? 꿀벌은 복부 마디 아래쪽에 있는 샘에서 분비한 물질을 입으로 씹으면서 침샘에서 나오는 액체를 섞어 종이와 비슷한 밀랍을 만든다. 이 밀랍은 새의 깃털처럼 가벼우면서 강한 내수, 내열, 강도, 탄성을 가지고 있다. 말벌이나 쌍살벌은 썩은 나무나 풀잎의 섬유소를 씹어서 펄프를 만들고, 거기에 침을 섞어 비가 새지 않는 훌륭한 종이 벌집을 제조한다. 집을 짓는 동안 벌의 타액은 접착제 역할도 하고 제지용 화공약품 작용도 한다.
제비의 흙벽돌 제조기술
원시시대의 인간은 자연적으로 생긴 석회 동굴이나 화산 동굴에 들어가 살았다. 그러나 새들은 풀잎이라든가 진흙으로 비가 들지 않고 다른 동물의 침입도 막을 수 있는 정교한 집을 만들 줄 알고 있었다. 새들은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재료로 제마다 특색 있는 집을 짓는다. 제비를 보면 젖은 흙에 풀잎을 섞어 부스러지지 않는 흙집을 만든다. 남아메리카의 페루 북쪽 해안에는 5천 년 전에 원주민이 지은 '아베도'라는 흙벽돌집이 지금까지도 지진과 폭우를 견디며 남아 있다. 이런 아도베 집은 오늘날의 원주민들도 짓고 있다. 그러므로 아도바는 5천 년 전에 생물에게 배운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흙벽돌은 그냥 만든 것보다 훨씬 튼튼하고 쉽게 갈라지지 않는다. 제비는 처마 밑에 한 번 집을 지으면, 그 집을 해마다 찾아와 조금만 손질을 하고 그대로 몇 해고 산다. 우리의 초가집도 흙집의 일종이다.
흰개미의 개미탑 건축술
흰개미라는 곤충의 건축술은 오래전부터 곤충학자들에게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었다. 흰개미는 이름과 달리, 사실은 개미가 아니라 바퀴벌레에 가까운 곤충이다. 개미는 아니지만 그들도 여왕흰개미, 숫흰개미, 일꾼흰개미, 병정흰개미 등으로 계급사회를 만들어 공동생활을 한다. 흰개미들은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모양의 집을 짓는다. 우리들의 흥미를 끄는 개미집은 흙으로 지은 높은 탑처럼 생긴 것이다. 어떤 흰개미는 갓이 달린 버섯 모양의 집을 지기도 한다. 아프리카에 사는 '마크로테르메스'라는 흰개미는 지상 9m나 되는 첨탑 같은 건축물을 쌓아 올린다. 그들이 지은 건물은 어찌나 단단한지 그것을 파괴하려면 바위를 깨뜨릴 때처럼 화약 같은 폭발물을 사용해야 할 정도이다. 만일 도끼로 깨려고 하면 매번 불꽃이 튄다. 그들이 쌓아 올린 콘크리트는 흙과 모래에다 그들의 침을 섞은 것이다. 현재 우리는 석회 가루를 가공한 시멘트에 모래를 혼합하여 콘크리트를 만들지만, 흰개미는 인간의 것보다도 제조법도 간단하고 더 단단하다. 그런데 흰개미의 콘크리트 제조 기술을 아직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대가족이 사는 그들의 집이 습도, 통풍, 온도 조절이 잘 되도록 지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양열을 받아 외벽은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데도 내부 온도는 29도에 불과하다. 또 대가족이 살면 산소가 부족해지기 쉬운데, 빌딩 아래위에 적절히 구멍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환기가 되도록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떤 흰개미는 3m 높이의 성냥갑 같은 집을 짓는데, 신비스럽게도 그들의 집은 모두가 남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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