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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건축가, 벌, 거위벌레 거품벌레 날도래, 개미

by 찐찐마 2023. 3. 15.

벌과 별집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을 막아줄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작디작은 곤충도 곤충마다 특성에 맞게 크고 작은 집을 짓는데,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재미있게 집을 만든다. 자연의 건축가, 벌, 거위벌레 거품벌레 날도래, 개미 등 곤충들의 집을 소개한다.

벌 

벌은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육각형 집을 짓는다. 일벌들은 밖으로 날아다니면서 마른 나무껍질을 갉거나, 사람이 사는 집이 있는 곳으로 날아와 창호지를 뜯어 가기도 한다. 그것을 입안에서 침과 섞어 종이 같은 것을 뱉어 내면서 벌집을 완성한다. 이렇게 지은 육각형의 방 하나하나에 여왕벌이 알을 낳는다. 커다란 무리를 이루어 사회생활을 하는 꿀벌은 육각형의 방에서 새끼를 키울 뿐만 아니라, 밖에서 모아 온 꿀과 꽃가루를 저장하기도 한다. 꿀벌의 집은 종이 성분이 아니라 일벌의 배마디에서 나오는 밀로 만들어진다. 밀은 제과나 화장품의 원료가 되기도 하는데 꿀과 함께 사람들이 먹을 수도 있다. 게다가 육각형으로 짓는 벌집은 공간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살린 아주 똑똑한 집이다.

찰흙으로 집을 짓는 감탕벌과 호리병벌도 있다. 감탕은 곤죽 상태의 진흙을 가리키는 말인데, 축축하게 젖은 흙이 있는 곳이면 이 벌들이 날아온다. 감탕벌은 진흙을 입에 물어 날라다가 침을 섞어 찰흙으로 된 튼튼한 집을 짓는다. 허리가 잘록한 호리병벌의 집은 흙으로 만든 도자기처럼 재미있는 모양이다. 

거위벌레, 거품벌레, 날도래

산에 가 보면 가끔 나무 잎사귀가 특이한 모양으로 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위벌레가 만든 작품이다. 거위벌레는 조그만 딱정벌레의 한 종류로 말려 있는 잎사귀 안에 알을 낳는다. 거기서 애벌레가 태어나면 안전하게 숨어서 시들은 잎사귀를 갉아먹으며 자란다. 어미 거위벌레가 자식을 위해 만든 요람이자 집인 셈이다. 어떤 곤충들은 애벌게 스스로가 자신을 보호하는 집을 만들기고 한다. 특히 버드나무를 유심히 쳐다보면 줄기에 누가 침을 뱉은 것처럼 끈끈한 거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지저분하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조그만 벌레가 살고 있다. 바로 거품벌레이다. 거품벌레의 애벌레는 날개가 없기 때문에 매우 약하다. 그래서 애벌레는 줄기에 붙어서 식물의 즙을 빨아먹다가 오줌을 눌 때 공기 방울을 섞어서 거품을 일으킨다. 거품은 속에 뭐가 숨어 있는지 알 수 없게 해 주고, 몸의 물기도 막아 준다. 집을 몸에 걸피고 다니는 곤충도 있다.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 도롱이벌레는 자기가 먹던 잎사귀 찌꺼기를 실로 이어 붙여서 주머니 모양의 집을 만든다. 위험이 닥치면 집 속으로 쏙 숨어 버린다. 물속에 사는 날도래의 어른벌레는 나방과 비슷하게 생겨서 물가를 날아다니는데, 애벌레는 물속에 살면서 낙엽을 갉아먹거나,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다. 날도래는 종류에 따라서 낙엽을 붙여서 집을 만들기도 하고, 모래알을 붙여서 집을 짓기도 한다.

개미

수십만 마리가 큰 무리를 지어 사회생활을 하는 개미는 집도 역시 매우 크다. 땅 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들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사실 개미들이 사는 땅속 집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 외국에서 알려진 개미집은 그 길이가 5킬로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건조한 지역에 사는 흰개미는 사람키보다 높은 탑을 쌓기도 한다. 개미를 잡아먹기 위해 개미귀신이 파 놓은 함정도 있다. 마른 흙에 사는 명주잠자리의 애벌레를 다른 이름으로 개미귀신이라고 하는데, 개미를 귀신같이 잘 잡아먹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개미귀신은 역삼각형의 몸매에 커다란 집게 모양으로 흙을 집어던져 구덩이를 판다. 몸에는 잔털이 많아서 먼지를 묻히고 함정 밑에 숨어 있으면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근처를 돌아다니던 개미가 미끄러운 사막의 모래언덕 같은 개미지옥에 빠지면, 결국 개미귀신의 큰 턱에 물려 잡아먹히고 만다. 개미귀신처럼 어떤 곤충들은 먹이를 잡기 위해서 집을 짓기도 한다.

곤충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한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짓는다. 어떤 곤충은 집에서 새끼를 키우고, 어떤 곤충들은 집으로 약한 자신의 몸을 지킨다. 그리고 또 어떤 곤충은 집을 지어 먹이를 잡아먹는다. 이유는 곤충마다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연 속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집을 짓는다는 사실이다. 즉 나무껍질, 나뭇잎, 낙엽, 모래알, 흙, 진흙 등이 있고 거기에다가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침, 배설물, 실이나 밀 같은 특수한 물질을 더하기도 한다. 곤충의 집은 자연에서 와서 다시 쉽게 자연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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